시네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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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 해피엔딩...마침내!시네마 리뷰 2023. 2. 24. 10:42
각본: 정성경, 박찬욱 / 감독: 박찬욱 박찬욱 감독은 거칠고 원초적이었던 자신의 전작들과 다른 순한 맛의 로맨스 스릴러 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해피엔딩! 그 동안 박찬욱 감독 작품들은 ‘복수’라는 소재로 ‘사랑’이란 주제를 말 해 왔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사랑의 대상이 타인에 의해 소멸, 상실되고 이로 인한 고통을 그 타인에게 돌려주는 서사라 할 수 있다. 사랑의 대상은 가족(복수 3부작)에서 주인공의 강한 신념(박쥐) 내지는 불우했던 과거의 자신(아가씨) 등으로 바뀌어 왔고 복수라는 거친 소재와 플롯으로 중심 주제인 ‘사랑’을 감춰왔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에서는 ‘사랑’이 마침내 표면 위로 부상하고 마침표를 찍는다. 그 마침표를 해준(박해일)이 아니라 서래(탕웨이)가 찍기에 해피엔딩이다. 은 범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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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공포를 보여준 영화 <조커>시네마 리뷰 2023. 2. 24. 10:35
각본: 토드 필립스, 스콧 실버 감독: 토드 필립스 원작에서 베트맨이 가장 상대하기 힘들어했다는 조커의 등장 배경을 영화 는 보여준다. 다른 빌런도 많은데 왜 하필 조커일까? 히어로 영화 속 빌런은 히어로와 항상 대척점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조커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영화 (2008) 전까지는. 조커(히스 레저)의 다른 점은 베트맨은 물론 관객들에게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 딜레마는 사람을 살릴지 말지를 종용하고 그럴 판단의 위치에 있지 않은 베트맨과 우리는 그래서 혼동에 빠진다. 악은 혼동 속에 빠진 우리에게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 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그러한 악(惡)이 주관적이지 않느냐고 묻는다. ‘웃음’은 주관적이라고 말하는 아서(호아킨 피닉스)의 이 대사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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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하시죠?" 영화 <기생충>시네마 리뷰 2023. 2. 24. 10:33
이미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셨고, 평론과 리뷰가 올라온 관계로 긴 리뷰를 쓰기 보단 재밌는 씬 하나로 대신하려 한다. 기택(송강호)이 정식으로 박사장(이선균) 운전 기사로 채용되어 비 오는 밤 퇴근 길 운전하던 차 안씬이다. 박사장은 문광(이정은)이 급작스레 일을 그만두게 되어 이제 못 먹게된 그 분의 갈비찜이 먹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내 연교(조여정)가 집안 일에 능숙하지 않아 청소, 요리가 엉망이라며 걱정을 하는데, 그 말은 들은 기택은 뒤에 앉은 박사장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좀 느끼하게) 말한다. 그래도 사랑하시죠? 이 때 재밌는 건, 그 때까지 기택을 비추던 카메라가 180도 패닝하여 뒤에 앉은 박사장을 비춘다. 마치 카메라도 놀란 것처럼. 이 전까지 거의 모든 씬에서 커트 된 씬들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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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오컬트 영화 <사바하>시네마 리뷰 2023. 2. 24. 10:30
각본, 감독: 장재현 영화 는 오컬트 장르에 미스터리(과거 이상스러운 사건의 진실 규명)식 서사 구조를 가진다. 그래서 이 미스터리 오컬트라는 장르적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채우지 못해 아쉬운 영화였다. 이 외에 개연성에서도 설득력이 낮다. 거기다 신의 존재 이유까지도 묻고 있으나, 영화는 물음에서 멈춘다. 오컬트 영화에서 신의 존재와 역할에 의문을 품는 건 단골이기도 하다. 다만 노선을 확실히 해야 할 터. 오락 위주의 오컬트 이냐, 신적 존재론에 다가가는 오컬트 이냐. 는 그 노선이 어딘가에 모호하게 서 있다. 미스터리 장르에서의 기대감은 처음에는 그닥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며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얽히고설킨 모습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오는 몰입감을 시작으로 마침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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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크놀로지 진화와 한계, 영화 <알리타>시네마 리뷰 2023. 2. 24. 10:26
각본: 제임스 카메론, 로버트 로드리게즈, 리타 캘로그리디스, 유키토 키시로(원작자) 감독: 로버트 로그리게즈 영화 는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각 장르별로 나눠보면, SF면에서는 특수효과만을 두고 볼 때 압도적이라 할 수 있고 거기에 액션 또한 훌륭했으나, 멜로면에서는 식상하고 그래서 충분히 예상 가능하였으며, 코미디 장르까지는 아니어도 종종 넣은 코믹한 요소는 리듬감을 부여하고 분위기를 환기시킨 점(액션 종료 후 코믹함이 이어짐)에서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즉, 는 서사의 개연성이나 새로움보다는 시각효과에 보다 집중한 점이 도드라진 영화이다. 하지만 시각효과에 집중은 했으되, 기술을 통한 새로움은 부족한 점이 의 한계이기도 하다. 는 일본 만화 을 원작으로 영화 , 등으로 잘 알려진 기예르모 델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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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인 것 2, 영화 <로마>시네마 리뷰 2023. 2. 24. 10:07
각본, 감독, 촬영: 알폰소 쿠아론 영화 는 소설을 보는 듯하면서도, 다큐멘터리 사진을 본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가 이런 감상을 주다니, 생경하다. 소설 중 근현대 굴곡진 시대를 지나온 개인의 삶을 다룬 ‘토지’, ‘그 남자네 집’, ‘태백산맥’과 같은 작품을 본 느낌이 든다. 속 배경과 서사에 그 이유가 있다. 영화 배경은 1970~71년으로 당시 멕시코는 독재정권에 대항한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다(영화에서는 시위대 진입 인력 양성 코치로 한국인이 등장한다). 산업화로 사회 전체의 부는 증가했지만 양극화가 나타났고, 미국 자본과 인력 유입이 증가하면서 미국인(특히 백인)과 멕시코인 간에도 계층화가 진행 중이다. 멕시코에서 1961년에 태어난 알폰소 쿠아론은 유년기 시절 보모 리보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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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인 것, 영화 <툴리>시네마 리뷰 2023. 2. 24. 10:03
각본: 디아블로 코디 감독: 제이슨 라이트맨 영화 는 서사보다는 주인공 변화를 영상으로 풀어낸 점이 흥미롭다. 영화적인 것이라고 한 이유는 글이 전달해 줄 수 없는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영역을 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시 더 나아가서는 사진이 줄 수 없는 영역에서 작동하는 영상과 사운드가 주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 빼어난 미학적인 영상, 기존 영화 장면에서 볼 수 없었던 파괴와 충격을 주는 장면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심리 변화를 영상으로 잘 풀어낸 점이 인상 깊은 영화다. 영화 속 심리 변화 주체는 물론 마를로다. 세 번의 출산 후 마를로 대사대로 원래 보다 1.5배씩 커져서 이제는 비대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은 몸의 부피만으로도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피곤에 지쳐있는지 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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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 부도의 날>시네마 리뷰 2023. 2. 24. 10:00
각본: 엄성민 감독: 최국희 IMF란 국가 부도 사태를 이제야 다룬 영화가 나온 건 아쉽다. 아니 늦더라도 나와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2008년 9월 14일은 미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한 날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의 파고가 높아진 날이다. 이 사태 원인을 캐는 다큐멘터리 제작은 아마 2010년에 들어갔을 것이다. 불과 금융 위기가 본격화된 2년 안에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전 세계에 배급되어 상영된 점과 비교하면 우린 늦은 감이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건 이 영화가 당시 여러 상황을 최대한 담으려 하다 보니 산만하다는 점이다. 97년 IMF 구제금융을 신청 한 날, 영화 속 재정국 차관(조우진)이 원하던 대한민국 경제 구도 Reset 버튼을 누른 그 날까지의 과정을 영화는 세 개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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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를 살아간 최초 우주인, 영화 <퍼스트 맨>시네마 리뷰 2023. 2. 24. 09:54
각본: 조쉬 싱어, 제임스 R. 한센 감독: 데이미언 셔젤 1969년 7월 20일, 미국은 소련과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다가 역전을 위해 최고 난이도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결국 성공한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사람, 바로 ‘닐 암스트롱’ 이야기를 영화 은 다룬다. 영화는 닐 암스트롱이 실제 달에 내렸을 때 말한 ‘인류의 위대한 도약’을 묘사한 미국식 영웅주의 드라마가 아니며, 인류 최초라는 수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관심이 없다. 달에 다녀오기까지 과정에서 겪은 인간 닐의 고뇌와 내면을 덤덤하게 응시한다. 영화가 비추는 그의 내면이 주는 인상은 일면 단단해 보이기도 하나 위태롭기도 하다. 닐이 가진 침착한 위기 대처 능력을 첫 씬으로 보여준다. 대기권 밖으로 나간 비행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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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수살인>과 <극비수사> 소신 있는 사람시네마 리뷰 2023. 2. 23. 17:29
각본: 곽경택, 김태균 감독: 김태균 형사 사건이 일어났으나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남겨졌다 하여 암수 범죄(hidden crime), 그 사건이 살인사건이어서 암수살인이라 하는데, 부산에서 실제 벌어진 암수살인이 영화의 배경이다. 영화 은 살인범은 강태오(주지훈)라고 알려주며 시작한다. 강태오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들이 증거 불충분으로 밝혀져 형량을 줄이는 전략을 세우고 여기에 김형민 형사(김윤석)을 끌어들인다. 이런 범인 전략도 금방 간파 되면서 이 둘의 두뇌 싸움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흥미를 돋게 만든다. 하지만 은 흥미진진한 두뇌 플레이 범죄 수사물에 멈춰서 있지 않다. 영화 속 암수살인을 파헤치는 김형민 형사는 주변에 만류에도, 이미 암수살인을 쫓다 패가망신한 선배 형사가 자신과 같은 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