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리뷰

"그래도 사랑하시죠?" 영화 <기생충>

오피스아웃 2023. 2. 24. 10:33

이미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셨고, 평론과 리뷰가 올라온 관계로 긴 리뷰를 쓰기 보단 재밌는 씬 하나로 대신하려 한다.

 

기택(송강호)이 정식으로 박사장(이선균) 운전 기사로 채용되어 비 오는 밤 퇴근 길 운전하던 차 안씬이다.

 

박사장은 문광(이정은)이 급작스레 일을 그만두게 되어 이제  못 먹게된 그 분의 갈비찜이 먹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내 연교(조여정)가 집안 일에 능숙하지 않아 청소, 요리가 엉망이라며 걱정을 하는데, 그 말은 들은 기택은 뒤에 앉은 박사장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좀 느끼하게) 말한다.

 

그래도 사랑하시죠?

(출처: 영화 <기생충> 그래도 사랑하시죠 장면 캡쳐)

이 때 재밌는 건, 그 때까지 기택을 비추던 카메라가 180도 패닝하여 뒤에 앉은 박사장을 비춘다. 마치 카메라도 놀란 것처럼. 이 전까지 거의 모든 씬에서 커트 된 씬들을 이어가는 형태였는데, 이 씬에서는 카메라가 패닝을 한다. 카메라 마저 놀라서 ‘뭐라고?’ 반응하는 듯한 이 씬은 그래서 더욱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기택의 말을 들은 박사장은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은 이 상황에 조금 당황하다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잠시 기택을 바라본 후 과장하여 크게 웃는다.

“네, 그럼요. 사랑하죠…사랑이라고 봐야지” 하며 기택에게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말 하는 대사를 한 후 시선을 창 밖으로 거둔다.

 

 한국영화 100주년 해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2019년은 한국 영화에 참 상징적인 해가 될 것이다.